1. 경영, 업무, 심리

[재밌는마케팅] 아키하바라에서 벌어진 ‘22년 라이벌전’ — 버거킹의 숨은 메시지

엉클파이브 2025. 11. 29. 19:35
320x100

 

세계 각국에서 벌어지는 글로벌 기업들간의 보이지 않으면서도 치열한 싸움들.

과거에는 코카콜라와 펩시콜라, 나이키와 아디다스 등등 유명한 이야기가 있죠.

 

마케팅은 단순히 가격과의 전쟁뿐만이 아닙니다.

소위 말하는 브랜딩 싸움이죠.

 

이것 또한 한국에서도 유명한 이야기입니다만, 제가 워낙 좋아하는 내용이라 포스팅을 해보고자 합니다.

 

이야기는 코로나가 본격적으로 터지기 직전인 2020년 1월 31일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일본의 전자제품 판매점 거리로 유명한 '아키하바라'의 한 맥도날드 점포가 약 22년간의 영업을 마치며,

폐점 안내문을 올렸습니다.

 

맥도날드 점포에 게재된 광고 (Kasane Nakamura/Huffpost Japan)

 

내용을 요약하자면...

(원문 번역)
22년간 사랑해주셔서 감사합니다.

맥도날드 아키하바라 쇼와거리점은 2020년 1월 31일(금) 18:00부로

폐점하게 되었습니다.

22년간 감사드립니다.

당점을 사랑해주신 고객님에게 깊은 감사의 말씀을 드리면서 이어

앞으로도 맥도날드를 이용해주세요...

맥도날드 아키하바라 쇼와거리점

 

머 이런 내용이다.

그 두 건물 옆, 라이벌인 버거킹 아키하바라 쇼와거리점 점포 앞에는 '22년간 많은 해피를 감사합니다'라고 쓰여 있는 광고에는 버거킹 유니폼을 입은 남성이 모자를 벗고 고개를 숙인 사진과 함께 'Thank You'라는 문자가 쓰여 있었습니다.

또한 '오늘(폐점하는 1/31)은 그(맥도날드 아키하바라 쇼와거리점)가 있는 곳으로 가주세요'라는 부탁하는 말이 쓰여 있었습니다.

 

그러면서,

'맥도날드와의 즐거웠던 추억을 이야기한다면...'이라고 하면서

1/31~2/6까지 옆 맥도날드 아키하바라 쇼와거리점 영수증을 지참한 분에게 버거킹 브랜드커피(S)를 무료로 준다는 메세지가 적혀 있었습니다.

 

버거킹 점포 앞에 게재된 광고 (Kasane Nakamura/Huffpost Japan)

 

(원문 번역)
22년간 많은 해피를 감사합니다.

저희 2 가게 옆 맥도날드가 오늘로 마지막을 맞이했습니다.
서로 좋은 라이벌로써, 아키바(아키하바라의 약자)를 사랑하는 동료로써,
가까이 있었기 때문이야말로, 저희들도 열심히 할 수 있었습니다. 맥도날드
가 없는 이곳을 생각하면 외롭기도 합니다. 부디 여러분,
건방진 부탁입니다만, 오늘은 그가 있는 곳으로 가주세요. 쭈욱 등을 밀어온
챌린저의 저희들로부터 스마일을 담아 수고하셨습니다.

Thank you

버거킹 아키하바라 쇼와거리점

 

이 글은 맥도날드를 떠올리게 하는 '해피', '스마일' 등의 워드나

버거킹 자신들을 '쭈욱 등을 밀어온 챌린저'라는 겸손스러운 내용을 보면

라이벌에 대한 칭찬과 감사의 메세지를 전하는 아름다운 모습을 보여줍니다.

 

그런데 위의 한글로 번역한 빨간 색만 봐도 조금 이상하지 않나요?

말이 이상한 곳에서 끊기는 듯한 메세지...

 

가만히 보면...

 

메세지의 각 줄의 앞자를 보면...

 

私たちの勝チ (Watashi tachi no Ka Chi) : 우리들의 승리 !!

 

당연히 버거킹 측에서는 밝히지 않았지만,

정말 추리소설 왕국의 일본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우리나라에서는 절대로 하기 힘든 일...이 아닐까 생각이 듭니다.

아마 우리나라에서 이랬다고 하면,

'사실을 밝혀라', '불매운동' 등이 벌어졌을지도 모르겠네요...

약간 문화의 차이인것 같아요.

 

이 일은 일본에서도 Twitter에서 '충격!', '설마...', '싸우자는건가', '이런거 좋아...' 등의 뜨거운 반응이 있었다고 합니다.

 


 

다른 나라 예로는

 

2019년 7월 23일 벨기에의 버거킹 공식 Twitter (지금의 X)에서는 이런 멘션이 있었습니다.

 

https://x.com/BurgerKingBE_NL/status/1153580429917732864?s=20

 

 

왼쪽에 있는 맥도날드는 'Served by a king, or served as a king? (왕에게 접대받고 싶니? 아님 왕같이 접대받고 싶니?)'

라는 광고를 올려 버거킹을 깠죠.

이에 버거킹은 'WHY TRY TO ROAST WHEN YOU CAN'T EVEN FLAME GRILL?(직화구이도 못하면서 먼소리?)'

라고 대항한 일이 있었습니다.

 

 

또한 2019년 12월에는 영국 버거킹 공식 계정이 '와퍼의 비밀'이라는 제목의 동영상을 투고한 일이 있었습니다.

 

트위터에는 'Thanks for having our back this year Maccy Ds (맥도날드야, 1년간 우리 뒤에 있어서 고마워)'

라는 메세지가 들어가있습니다.

 

https://x.com/IrnStu/status/1209117679426117632?s=20

 

 

버거킹의 대표적인 메뉴인 와퍼 광고에서, 와퍼 뒤에 맥도날드의 대표메뉴 빅맥을 놓고 촬영한 것을 밝힌 영상으로,

자사상품의 크기를 선전.

 

이것은 이제 5~6년 지난것이라 최근 X에서 찾아보니 계속 까는 광고들이 많더라구요.

예를 들면, 도미노 피자 UK에서 '매일이 전국 피자의 날'이라고 말하자,

"This day is trash (오늘은 쓰레기네요)"라고 말하는 등 꾸준히 까는 멘션들이 많더라구요 ㅎㅎ

 

 

■ 이런 걸 볼 때마다 느끼는 것

재밌고, 유쾌하고, 부럽습니다.

브랜드끼리 이렇게 유머와 센스로 싸우고,

소비자도 그 플레이를 즐기는 문화.

한국은 주로 반응이 직진적이고 감정적이라

“조금만 잘못해도” 불매운동으로 커지죠.

그만큼 브랜드가 리스크를 감당하기 어려워 이런 광고는 거의 불가능합니다.

하지만 이런 라이벌 간 플레이는

시장을 건강하게 만들고,

브랜드들의 창의성을 자극하며,

소비자에게도 웃음을 줍니다.

버거킹의 이 아키하바라 광고나 UK의 Twitter 계정 등은

그중에서도 가장 완성도 높은 ‘브랜드 심리전’ 사례로 남아 있습니다.

 

 

 

728x9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