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Hobby

🍎 우리 집의 ‘애플’ 연대기 – 딸의 첫 아이패드와 아빠의 사과 같은 추억들

728x90
반응형

요즘 고등학생들은 참 다르다.
아니, 어쩌면 내가 너무 늙은 건지도 모르겠다.

올해 고등학교 1학년에 입학한 우리 둘째 따님.
그동안은 별다른 욕심도, 불만도 없던 아이였는데,
얼마 전 살짝쿵 엄마에게 이런 얘기를 했단다.

“우리 반에서 아이패드 없는 애… 나밖에 없어…”

 

엥? 그럴리가… 했지만, 뭐랄까.
그 말 한마디에 ‘쿵’ 하고 가슴이 울렸다.
물론 ‘아이패드 없어도 잘만 컸잖아~’ 라고 넘길 수도 있지만,
그 순간만큼은 '아, 얘가 이렇게 말할 정도면 진심이구나' 싶었다.


🤖 둘째가 아이패드를 원한다고?

사실 첫째 따님은 고2 즈음해서 아이패드를 사줬었다.
처음엔 영상 보는 용도로, 나중엔 학교 공부용으로 쓰더니
요즘은 거의 손에서 떼질 않는다.
(심지어 엄마보다 아이패드랑 더 오래 붙어있음…)

그래서 둘째가 언니 아이패드를 빌려보려고 했는데,
언니가 단호하게 거절했다.

"내 거엔 정보도 많고, 학교 자료도 있어서 안 돼."

 

뭐, 이해는 된다.
아이패드도 요즘은 거의 ‘개인 비서’ 수준이니까.

그 얘길 듣고, 아빠는 고민 없이 마음 먹었다.
그래, 사자. 이번엔 각인까지 제대로 넣어서!
그래서 고르고 또 골라 ‘기본형 아이패드’를 주문했다.
아이패드 에어도 눈에 들어왔지만,
초심자에겐 너무 고급지다 싶었다.
가격차이도 꽤 나고 말이지…


📱 아이패드를 기다리는 고1의 설렘

그 후로 벌어진 일은 마치 택배 드라마였다.

"아빠, 아이패드 언제 와?"
"조회해봤어?"
"카톡 알림 안 떴어??"

평소엔 말도 없던 아이가
매일 카톡으로 연락을 해댄다.
솔직히 말하면 감동도 있지만,
살짝 얄밉기도 했다. 평소엔 톡 답장도 3일 후에 오는 녀석이…!

그래도 그 마음은 너무도 이해된다.
왜냐하면…


🧓 아빠도 그랬거든. 2010년의 나도.

아직도 생생하다.
2010년, 스티브 잡스가 아이패드를 처음 선보였던 그 날.

"이건 노트북도 아니고, 스마트폰도 아니야."
"이건 새로운 카테고리야."

 

그의 말 한마디에 전 세계가 들썩였고,
나도 잠을 설쳐가며 아이패드 1세대를 예약 구매했다.
받은 그 날, 하루 종일 침대 위에서 아이패드를 만지작거리며
이건 혁명이다! 외쳤던 기억이 난다.


🍊 컬러풀한 충격, 아이맥과의 첫 만남

더 거슬러 올라가보자.
나의 첫 애플 경험은 무려 1990년으로 간다.

그땐 과외 선생님으로 계셨던 분이,
지금은 서울대 교수가 되어 계시는데,
당시 도교대학 유학생이었던 선생님의 기숙사에 놀러갔었다가 ‘맥킨토시’라는 물건을 보여주셨다.

모니터와 본체가 하나로 합쳐져 있고,
키보드 옆에 ‘쥐 같은 것’을 들고 아이콘을 클릭하시는데…

“이거 뭐지… 이건 진짜 미래다.”

 

그 후 2000년쯤, 모바일 콘텐츠 회사에 다닐 때
디자이너 형이 쓰던 오렌지색 아이맥을 보고 또 한 번 충격.
그렇게 예쁘고, 통째로 본체+모니터라니!
심지어 컬러풀하기까지 했다.
(물론 형이 컴퓨터는 못 만지게 했음. 지금도 살짝 서운…)


📟 아이팟, 아이폰, 그리고 애플빠 인증

2008년 즈음, 한국에 아이폰이 상륙했을 때
나는 약정 때문에 아이팟으로 아쉬움을 달랬다.
앱스토어에서 매일 무료 앱을 받으며 놀던 시절이 생각난다.
그러다 드디어 아이폰4, 그리고 아이패드도 함께 구입!
친구들 사이에서

“야, 너 얼리어답터네~”
라는 말까지 들었다. (지금 생각하면 좀 귀엽다.)

 

그 이후 아이패드 미니 4까지 넘어갔고,
지금은 아이패드 5세대를 6년째 쓰고 있다.
맥북에어도 살짝쿵 있긴 하다. 잘 안 켜서 문제지만.

이쯤 되면…
"애플빠 맞네요. 아빠."


🧡 그리고 지금, 따님의 첫 아이패드

이제는 딸아이의 손에서 새 아이패드가
새로운 추억을 만들 준비를 하고 있다.

내가 겪었던 설렘과,
아이콘 하나하나에 놀라던 그 감정이
이제는 딸아이의 것이라 생각하니,
조금은 짠하면서도 따뜻하다.

기술은 바뀌고 세상은 달라졌지만,
첫 애플 제품을 만나는 마음만큼은
언제나 똑같은 것 같다.


📌 마무리하며...

누군가에겐 아이패드는 그저 태블릿일지도 모르지만,
우리 가족에겐 ‘세대의 감성’을 나누는 디바이스이자,
아빠와 딸을 이어주는 작은 사과 하나였다.

지금도 따님의 카톡 알림이 울린다.

"아빠… 아직도 안 왔어?"

 

 

마지막으로 내가 지금까지 직접 써본 애플제품들은 다음과 같다.

 

아이팟(2008), 맥북(2009), 아이폰4(2010), 아이패드(2010), 아이패드미니4(2015), 아이패드미니5(2019), 맥북(2022)...우왕~

728x90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