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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써 결혼한 지 20년이 되었습니다.
4월 16일.
저에게는 아주 소중한 날이죠. 저와 아내가 평생을 함께하자고 약속한 날.
그런데 이 날짜는 이제 또 하나의, 너무도 깊고 무거운 의미를 가지게 되었습니다.

지금으로부터 11년 전,
2014년 4월 16일, 온 국민이 잊을 수 없는 세월호 참사가 발생했습니다.


🕊️ 잊지 못할 그날

세월호 참사는 전라남도 진도 앞바다에서 발생한 대형 여객선 침몰 사고였습니다.
476명이 탑승했던 세월호는, 인천에서 제주도로 향하던 도중 바다 속으로 가라앉았고,
그 안에는 수학여행을 가던 안산 단원고등학교 2학년 학생들이 타고 있었습니다.

304명이 사망하거나 실종됐고, 구조된 사람은 겨우 172명.
그 중 다수는 학생이었습니다.


🚗 그날, 나는 안산에 있었다

저희 부모님은 당시 안산에 살고 계셨고,
가족들과 함께 주말마다 그곳을 자주 찾았습니다.

참사 이후, 가슴이 너무 먹먹하고 아파서
가족들은 안산집에 놓구 혼자서 단원고등학교 근처까지 갔습니다.
그 앞에는 흐느끼는 소리들이 차안에까지 들릴 정도였습니다.

저는 정문 앞까지는 가지 못하고, 먼발치에서 차를 세운 채
하늘을 바라보며 조용히 기도만 드렸습니다.

"다시는 이런 일이 없기를."
그게 저의 간절한 바람이었습니다.


🕯️ 그러나, 우리는 다시 울었습니다

시간이 흐르며 우리 사회가 더 나아졌을 거라 믿었습니다.
하지만 2022년, 이태원 참사라는 또 하나의 비극이 발생했습니다.

젊은이들이 거리에서, 아무런 보호도 받지 못한 채 무너져 내린 그날.
그 장면은 다시금 세월호를 떠올리게 했고,
'우리는 정말 무엇을 배웠을까'라는 질문을 스스로에게 던지게 만들었습니다.


📌 우리가 잊지 말아야 할 것들

이런 비극들이 반복되는 이유는 분명히 있습니다.
"그때 왜 그랬는지", "어떻게 달라져야 하는지"를
기억하고 말하고 행동하지 않으면,
비극은 다른 이름으로, 다른 장소에서 또다시 찾아올 수 있습니다.

기억은 희망입니다.
기억하는 사람들 덕분에, 우리는 조금씩 나아질 수 있습니다.


💛 결혼기념일이자, 기억의 날

4월 16일.
저에게는 이제 단지 사랑하는 사람과 약속을 나눈 날만은 아닙니다.
우리 사회가 더는 무너지지 않기를 바라는, 약속의 날이기도 합니다.

누군가의 부모였고, 누군가의 자식이었고, 누군가의 친구였던
그 모든 이름들을 잊지 않겠습니다.
그리고 오늘도 기도합니다.

다시는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기를.
우리의 아이들이 안전한 사회에서 자라나기를.


🟨 함께 기억합시다

  • 2014년 4월 16일, 세월호
  • 2022년 10월 29일, 이태원

우리는 그날을 기억할 의무가 있고,
그들의 희생이 헛되지 않도록 바꾸어갈 책임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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