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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obby

병원 다인실의 ‘시차’에 적응하는 법

엉클파이브 2025. 4. 19. 13: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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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원이라는 곳은 이상하게도 시간이 제멋대로 흐르는 공간입니다. 특히 다인실.
1인실의 조용한 고요함과는 전혀 다른 세계죠.

낮이라고 다들 깨어 있는 것도 아니고, 밤이라고 조용한 것도 아닙니다.
누군가는 오전 11시에 본격적인 ‘코골이’를 시작하고,
또 누군가는 새벽 2시에 휴대폰 통화로 외로운 마음을 달래죠.
어떤 이는 TV 소리를 크게 틀어놓고, 또 어떤 이는 갑작스러운 통증으로 간호사 호출 버튼을 누릅니다.


하필... 저마다 ‘정상’이 아닌 몸 상태라 그런지,
신음소리도, 움직임도, 말소리도… 다들 다릅니다.
그래서 병원 다인실에서의 하루는 세계 여러 시간대를 동시에 체험하는
‘시차 적응 훈련소’에 와 있는 기분이에요.

처음엔 참다 참다 귀마개도 꺼내봤지만,
결국 나도 모르게 "거기 시간대에 동화되어" 잠이 들어버리기도 합니다.
내 몸도 병든 건데… 시차에 적응하느라 더 피곤한 건 무슨 아이러니인지요.

하지만 그런 와중에도,
어느 날은 누군가의 웃음소리에 같이 웃게 되고,
어느 새벽엔 함께 간호사를 부르며 도우며,
이상한 ‘연대감’ 같은 게 생기기도 하더군요.

그냥 그런 일이 있었습니다.
병원 다인실의 또 다른 이름, ‘시차 적응 존’에서 보낸 몇 날 며칠의 이야기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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